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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와 뼈

길 킴 2019. 9. 2.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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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1923년 한국인 김준평이 일본에서의 성공을 꿈꾸며 오사카로 가는 배에서 시작한다.

오사카를 향해 가는 꿈에 부푼 푸른 바다의 느낌은 첫 화면에서 끝난다. 

영화의 초반 1분을 제외하고는 분노를 조절못하고, 아내, 아들, 딸 할 것 없이 모두 자신의 분노 표출 대상으로 밖에 여기지 않는 김준평이 나오게 된다. 

폭력은 폭력을 부르고, 재일 교포의 마을에는 김준평의 횡포에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 죽을 때까지 분노를 머금고 살아가는, 그리고 왜 살까? 라는 의문만 남기는 삶을 사는 김준평을 보면서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그를 괴물로 만든 어린시절과 그 당시의 사회 상황이 참 궁금했다. 

그 당시의 상황은 1910년, 한일 병합 조약의 체결로 대한제국의 국적이 모두 일본 제국 국적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살 수 없는 대한제국을 벗어나기 위해서, 취업, 유학을 위해서 일본으로 많이 떠나게 된다. 

만약, 내가 그때 당시에 태어났다면.. 내가 살던 나라가 없어져서 한순간에 일본인이 되었다면, 그리고 더 잘 살수 있는 나라로 갈 수 있다면 나도 일본으로 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도 들었다.

영화의 몰입감은 상당하다. 다만 얼굴 찡그리게 되는 장면들이 많다. 

2004년에 개봉한 영화로 출연 배우들은 상당히 유명한 일본 배우들이어서 놀랐다. 
기타노 다케시, 오다기리죠, 고독한 미식가의 마츠시게 유타카, 곡성의 쿠니무라 준 등등.. 

호불호가 참 많이 갈릴 거 같은 영화이다.
어둡고 우울하고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2시간 20분의 러닝타임동안, 분노와 악을 머금은 괴물의 삶을 볼 수 있다. 
보통 나이먹어가면서 분노가 사그라들면서 후회를 하는 영화들을 많이 봤는데, 김준평은 참.. 신기할따름

 

 

 


감독: 최양일

평점: 4.5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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